틱톡뉴스는 가볍다? “사용자에 대한 편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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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2월 19일

[인터뷰] 프란체스코 자파라노(Francesco Zaffarano) 데벡스 수석 청중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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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저널리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은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꼽으라면 단연 틱톡(TikTok)이다. 틱톡의 글로벌 고속 성장세와 맞물려 ‘틱톡 저널리즘’이라는 용어가 유행했을 정도로 틱톡이 유희 플랫폼에서 뉴스를 아우르는 다목적 플랫폼으로 빠르게 변모 중이다. 한국 언론계에선 상대적으로 열기가 덜하지만, 영미권 등 해외 뉴스 미디어들은 젊은 오디언스와 소통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힙한 채널로 틱톡을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해외 한 저널리스트가 ‘틱톡 저널리즘 매핑하기(Mapping Journalism on TikTok)’를 진행해 시선을 끈다. [1] 전 세계 뉴스 미디어 종사자들의 참여를 통해 틱톡 내에서 활동하는 언론 리스트를 만드는 작업으로, 디지털 저널리스트로 활발히 활동하는 프란체스코 자파라노(Francesco Zaffarano) 씨가 판을 벌였다.

자파라노 씨에게 틱톡에서 저널리즘 계정을 왜 조사하게 됐는지 이유를 물었다. 아울러 디지털/테크 저널리스트로서 그가 보는 틱톡 저널리즘의 현주소와 디지털 뉴스 시장에서 주목되는 변화 등에 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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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코 자파라노(Francesco Zaffarano)는... 글로벌 개발 커뮤니티를 위한 미디어 플랫폼 데벡스(Devex)의 수석 청중 에디터이다. 2013년부터 디지털 저널리즘 및 청중 개발 분야에서 일하고 있으며 텔레그래프 수석 소셜미디어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인스타그램 프로듀서, GEDI 비주얼랩 참여 편집자 등을 거쳤다.

얼마 전부터 ‘틱톡 저널리즘 매핑’을 하고 있다. 어떤 계기로 틱톡에서 활동하는 뉴스사업자 면면을 조사하게 됐나?

2019년 텔레그래프(The Telegraph)에서 수석 소셜미디어 에디터로 일하며 틱톡의 저널리즘 계정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텔레그래프는 (틱톡) 플랫폼에 상륙한 최초의 영국 일간 신문이었으며, (당시) 우리의 전략 구축에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알고 있는 몇 가지 예를 구글 스프레드시트에 넣고 트위터에 공유하기로 결정했다. 내 팔로워들에게 틱톡에 있는 전 세계 퍼블리셔(publisher) 목록을 공동 작성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하기 위해서다. 20개 계정으로 시작했는데 지금(12월 중순 기준)은 400개에 가깝다. 매주 나는 새로운 계정을 표시하려는 사람들로부터 메시지를 받는다.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약 390개 계정을 확인했는데, 해당 리스트를 통해 새롭게 발견하게 된 점이나 주목하는 부분이 있는가?

그렇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듣지 못하는 흥미로운 사례가 많다. 소셜미디어 전략의 모범 사례를 논할 때 주요 신문(major publications)에 초점을 맞추기가 쉽다. 그러나 수많은 소규모 뉴스룸과 스타트업들이 강력한 커뮤니티를 구축하기 위해 틱톡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가장 많이 팔로우 되고 주목받는 계정 중 하나가 단 5명의 팀이 만든 Ac2ality라는 스페인 스타트업이다. 이(틱톡에서 활동하는 퍼블리셔) 목록을 작업하는 동안 이러한 조직들이 틱톡에서 하는 작업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틱톡과 저널리즘을 위한 다른 신흥 플랫폼에서 가장 흥미로운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인터뷰함으로써 더 많은 통찰을 공유하기 위해 뉴스레터(mappingjournalism.substack.com)를 시작[2]하기로 결정했다.

@ac2alityespanol

españoles, con quien vais?👇🏽 Francia o Argentina #mundialqatar2022

♬ sonido original - Noticias en 1 min 🌏

당신도 알다시피 플랫폼 급성장과 함께 이른바 ‘틱톡 저널리즘’이 올 들어 유독 크게 부각됐다. 다른 소셜미디어와 비교해 틱톡상에서 구현되는 저널리즘은 어떤 특징이 있다고 생각하나?

좋은 저널리즘을 생산하기 위해 모든 플랫폼에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나는 (틱톡 저널리즘과 같은) 이러한 라벨의 열렬한 팬이 아니다. 다만 퍼블리셔들이 틱톡에서 작업하는 방식에서 반복되는 세 가지 추세를 볼 수 있다.

· 개성 저널리즘(personality journalism)의 큰 중심축(pivot): 많은 퍼블리셔가 개별 저널리스트를 콘텐츠의 중심으로 만들고 있으며, 많은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개인적 존재감을 만들기 위해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다. 트위터상에서 언론인들이 주로 상호 대화를 했다면 틱톡에서는 청중(audience)과 좀 더 개인적 관계를 구축하려 노력하고 있다.

· 해설 저널리즘의 확산: 대다수 퍼블리셔는 보도, 인터뷰 그리고 다른 형태의 저널리즘보다 해설자(explainers)에 더 초점을 둔다. 나는 해설자를 배출하는 것이 더 쉽고(어디서나 수행할 수 있으며 큰 리소스가 필요하지 않는 등), 사람들이 이것이 젊은 청중이 관심을 갖는 유일한 종류의 저널리즘이라고 여전히 생각한다는 사실과 부분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할 수 있는 일이 훨씬 더 많다고 확신한다.

· 트렌드와 코미디: 플랫폼에 대한 주요 접근 방식으로 코미디를 선택한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의 대성공 덕분에 여기 틱톡에서 저널리즘이 시작됐다. 많은 사람들이 한동안 따라하려고 노력했지만 약간의 변화가 보인다. 첫째, 창작자들이 플랫폼에서 다른 톤의 목소리를 사용하고 코미디와 트렌드가 유일한 옵션이 아님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퍼블리셔들도 그 사실을 깨닫고 있다.

@washingtonpost

Carmella was disappointed to learn James Cameron’s new film was in fact not based on Nickelodeon’s Avatar: The Last Airbender #wayofwater

♬ original sound - We are a newspaper.

틱톡을 가장 잘 활용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뉴스사업자를 꼽는다면? 그리고 그 이유는?

흥미로운 것들이 정말 많다. 특별히 그 질문은 대답하기 매우 어렵다고 생각한다. 플랫폼에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2023년 1월에 내 뉴스레터가 게시되는 즉시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를 읽어볼 수 있을 것이다.

일부에선 틱톡에서 활동하는 뉴스사업자들이 대체로 너무 가벼운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적 견해도 있다. 실제로 주요 뉴스 미디어들조차 특별한 색깔 없이 사건/사고 보도를 재가공해 확산하는 채널로 틱톡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한 지적은) 틱톡에서 퍼블리셔를 공부하면서 계속 접하는 현실과 거리가 멀다. 네트워크 TV 뉴스 패키지의 중간시간이 2분 23초인 반면, 현재 틱톡에서는 최대 10분 길이의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흥미롭다. 그런데도 우리는 틱톡 뉴스가 심층적일 수 없다는 사람들 말을 계속 듣는다. 내가 보기엔 앱에 대한 편견, 특히 사용자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 같다.

다른 한편에서 보면 틱톡은 중국 기업(ByteDance)이 모회사라는 데 따른 여러 잠재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틱톡이란 새로운 플랫폼에 자원을 투입하는 뉴스사업자들 입장에선 플랫폼을 둘러싼 돌발 이슈에도 대비해야 할 것 같은데 조언해 준다면?

나의 조언은 플랫폼에 머무르면서 항상 짐을 꾸릴 준비를 하고 필요하면 떠나라는 것이다. 플랫폼에서 일할 때 당신은 마치 손님이 되어 다른 집의 규칙을 따라야 하는 것과 같다. 항상 위험이 따르지만 다양한 플랫폼에서의 실험은 다음, 새로운 플랫폼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구축하는 일이다. 그것은 과정이며 당신은 결코 배움을 멈추지 않는다. 나의 견해론 이것이 당신이 (틱톡과 같은 새로운 플랫폼에) 접근해야 하는 방법이다.

당신은 디지털 저널리스트로서 전통미디어에서 ‘소셜 퍼스트(Social first)’를 위한 프로젝트를 꽤 오랫동안 리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한) 부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당신의 오디언스와 당신이 도달하려는 플랫폼에 대해 공부하고 호기심을 갖기를 결코 멈추지 않는 것이다.

머스크발 트위터 혼란으로 소셜미디어-전통미디어 관계 재정립에 대한 목소리 높다. ‘플랫폼 이주’ 역사가 되풀이 될 것이란 예상 속에서 언론이 특정 소셜미디어에 의존하는 것에 대한 비판적 시선도 짙어졌다. 언론과 소셜미디어, 앞으로 어떻게 공생할 수 있을까?

여기서 문제는 공존(coexistence)이 아니라 의존(dependency)이라고 생각한다. 뉴스 미디어는 소셜 플랫폼에 의존해선 안 되며, 특히 지속가능하고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소셜 플랫폼(단 하나의 소셜 플랫폼은 말할 것도 없고)에만 기대선 안 된다. 페이스북이 2016/17년에 비디오 중심을 철회했을 때 우리는 이미 (유사한 문제를) 겪었다.[3]

경기침체로 대형 미디어 기업조차 구조조정에 들어갈 정도로 미디어 시장 전반이 어렵다. 그럼에도 디지털 혁신은 피할 수 없는 생존 과제다. 디지털/테크 저널리스트로서 내년, 그 이후를 내다보며 저널리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당신이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비즈니스 모델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을 하든지 간에 저널리즘이 지역사회(communities)에 대한 공공 서비스라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이해하기 위해 해당 지역사회와 대화하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사람들에게 적절하고 가치 있는 뉴스 제품을 만드는 데 결코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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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젝트 이름이 ‘소셜 플랫폼상의 저널리즘 매핑하기 - 프란체스코 자파라노가 큐레이팅한 협업 목록(Mapping Journalism on Social Platforms - A collaborative list curated by Francesco Zaffarano)’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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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파라노 씨는 서브스택을 기반으로 ‘소셜 플랫폼상 저널리즘 매핑하기(Mapping Journalism on Social Platforms)’ 이름으로 뉴스레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격주 단위로 소셜 플랫폼에서 저널리즘 경계를 넓히는 사람들과 대화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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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경 페이스북 측이 엄청난 사용자들이 피드에서 텍스트 아닌 비디오 콘텐츠를 본다는 내부 통계를 근거로 ‘비디오가 페이스북 미래’라며 전환을 주창했다. 이에 페이스북 뉴스 시청률을 잡기 위해 수많은 퍼블리셔가 텍스트 스토리를 줄이고 비디오 제작에 화력 쏟기 위해 인력과 조직을 재조정했다. 하지만 이후 페이스북이 제시한 수치가 잘못된 것으로 판명되면서 의도성을 의심하며 언론계 공분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