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자산 경제의 현재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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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8월 31일

웰스파고의 디지털 자산 보고서 살펴보니
'정보의 인터넷'에서 '가치의 인터넷' 변화 뚜렷
디지털 자산의 역할 긍정적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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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미국 최대 은행 가운데 하나인 웰스파고(Wells Fargo)가 정의하는 디지털 자산의 위상은 자동차, 전기, 인터넷과 동등한 혁신이다. 디지털 자산은 가치를 움직이는 대규모 개방형 디지털 네트워크인 ‘가치의 인터넷’의 핵심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 자산의 이해' 보고서에선 가치 인터넷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디지털 자산 채택이 향후 몇 년 동안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또, 지난 40년간 정보의 인터넷이 준 교훈을 돌아봤을 때, 가치 인터넷으로 이동하는 선발주자는 개방적 네트워크 효과로 규모의 경제를 얻을 수 있으나 후발주자는 도리어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투자 방법(thesis)이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산업이 젊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 불확실하다면서 투자에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투자 손실 등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하는 시장 초기 단계라는 것이다. 또, 현재 업계가 직면한 각종 규제, 기술 및 비즈니스 실패, 디지털 자산 처리 및 보관에 따른 운영 리스크, 가격 변동성, 제한된 소비자 보호 등 여러 문제점들이 산재하다는 점도 유의해야할 점이다.

보고서 키포인트 🔑

  1. 디지털 자산이 새로운 인터넷인 ‘가치의 인터넷(IoV, Internet of Value)’(이하 가치 인터넷)을 만드는 데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 가치 인터넷은 돈, 금융자산과 같은 가치들을 전 세계적으로 이동시키는 네트워크이다.
  3. 기존 정보의 인터넷(이하 정보 인터넷)이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영역에 미친 파급력 만큼 가치의 인터넷은 금융계를 와해할 만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금융 질서를 바꾸는 디지털 자산

가치 인터넷이 발전할수록 가능성과 투자의 기회도 함께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 비트코인(bitcoin)을 시작으로 암호화폐(cryptocurrency)와 대출, 증권 및 스마트 계약 등 여러 유형의 자산들이 디지털화되고 있다. 여기에 웰스파고는 디지털 자산이 자동차, 전기 그리고 인터넷에 준하는 혁신이라고 평가한다. 또, 정보 인터넷이라는 비교대상이 있어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혁신이라고 설명한다.

정보 인터넷이 전 세계로 ‘정보’를 이동시키는 디지털 네트워크라면, 디지털 자산은 ‘가치’를 이동시키는 새로운 디지털 네트워크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의 등장이 정보전파와 공유의 방식을 뒤바꿔 놓은 것처럼 디지털 자산이 금융 및 가치들의 전달 및 교환 방식을 바꿔 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치의 인터넷'이란 무엇인가

디지털 자산의 투자가치를 보다 명확히 인지하려면 가치 인터넷을 이해해야 한다. 먼저 정보 인터넷이 왜 가치 인터넷 기능까지 수행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수 있다. 여러 실패 요인들이 지목될 수 있으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보안성(security)’이다.

정보 인터넷은 정보의 ‘복사본(copy)’을 유통하도록 설계됐다. 정보는 원본이 아니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돈과 같은 자산은 복사본이 곧 가치의 훼손으로 이어진다. 정보 인터넷이 가치 인터넷이 되지 못한 건 가치 보존을 위한 보안성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2009년 ‘비트코인’의 발명은 인터넷이 보안성의 한계를 극복하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꼽을 수 있다. 비트코인을 만든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는 디지털 화폐가 작동하려면 복사를 방지할 자체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보고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창안했다. 비트코인은 흔히 디지털 화폐로 묘사되지만 동시에 디지털 화폐 ‘네트워크’이기도 하다. 사토시는 디지털 화폐를 의미하는 ‘bitcoin(소문자 b)’과 화폐가 이동할 수 있는 네트워크인 ‘Bitcoin(대문자 b)’으로 지금의 비트코인을 구현했다.

가치 인터넷에서 비트코인은 디지털 자산의 시작을 알림과 동시 수많은 아류와 후발 주자를 탄생시켰다. 초창기 경쟁자들은 비트코인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와 다수의 디지털 화폐들을 만들었다. 초창기엔 대부분 디지털 자산들이 디지털 화폐로 디자인 되었기에 산업도 암호화폐(국내에서는 최근 가상자산으로 정의)로 명명됐다. 지금은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디지털 자산들이 등장하여 개수로는 약 2만여 개, 약 1147조 784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일부는 비트코인처럼 자체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외의 자산들은 타 네트워크 위에 어플리케이션 형태로 자리해 있다.

웰스파고는 대출, 증권 그리고 스마트 계약 등 새로운 디지털 자산들 상당수가 성장기회를 보유하고 있다고 전망한다. 또, 가치 인터넷이 형성되는 과정은 정보 인터넷을 통해 예상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정보 인터넷은 이메일, 사진, 텍스트 영상 등 여러 형태의 정보를 유통하는 다수의 유사 네트워크들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기업들은 이러한 네트워크들과 인터넷 상거래를 지원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가치 인터넷도 이와 비슷한 방식으로 구현될 것이다. 다만, 가치 인터넷을 구성하는 일련의 소규모 네트워크는 화폐, 증권, 부동산, 대출, 예술품, 투표권 등 가치를 이동시키는 네트워크가 될 것이다. 이에 발맞춰 이미 거래소, 보관, 은행업 등 여러 분야에서 가치 인터넷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다.

디지털 자산
정보의 인터넷과 가치의 인터넷

디지털 자산이 가져올 혁신과 변화

혁신이 일으키는 일종의 와해(disrupt)는 실시간으로 인지하기 어렵다. 휩쓸고 지나가는 소용돌이처럼 시간이 지나야 전반적인 변화를 이해할 수 있다. 가치 인터넷이라는 혁신도 마찬가지다. 다만, 가치 인터넷은 기존 정보 인터넷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다. 웰스파고는 정보 인터넷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변화시켰는지 이해하면 가치 인터넷이 가져올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터넷 이전 소비자의 선택권은 한정돼 있었다. 뉴스는 단일 지역신문이나 소수의 TV방송국들로부터 전해졌다. 사람들은 편지와 공중전화로 소통했고, 지역 음악가게에서 음악을 둘러보고, 지역의 경계선에서 지도를 구매했다. 하지만 정보 인터넷이라는 개방 네트워크는 지역시장을 독과점하는 주체들을 글로벌 단위에서 경쟁하도록 이끌었다. 현지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압박해 더 많은 선택권과 경험, 더 낮은 비용 및 더 쉬운 커뮤니케이션을 가능케 했다.

또, 인터넷은 물리적인 것들을 탈물질화(dematerializing)시키고 디지털화해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들었다. 즉, 인터넷이라는 혁신은 경험을 최적화했다. 지역은 글로벌, 물리적 환경은 디지털과 경쟁해 소비자에게 편리함을 가져오도록 변화한 것이다. 가치 인터넷도 정보 인터넷처럼 판도를 바꿀 잠재력을 보유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글로벌 네트워크로 경험을 최적화 하도록 구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금융계의 대부분이 곧 탈물질화 돼 하나의 가치 인터넷에 존재할 수도 있는 것이다.

오늘날 금융 네트워크는 전자적이고 비교적 빠르지만, 누구나 사용하거나 구축할 수 있도록 개방돼 있지 않다. 기업은 건물, 사람, 독점기술처럼 물리적 자산 의존도가 높은 자체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경쟁기업에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데, 이는 불필요하고 과도한 시스템을 만든다. 거래를 필요이상으로 비싸게 만드는 것이다. 또한, 높은 고정비용으로 혁신을 어렵게 만든다.

반면, 디지털 자산은 실제(물리적) 세계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다. 기술개선과 네트워크 모두 공유된다. 누구나 개방형 네트워크 위에 새로운 제품을 만들 수 있어 높은 물리적 비용을 절감시키고 혁신을 촉진한다. 소비자를 위한 개방형 네트워크가 더 많은 선택, 더 큰 경험, 더 낮은 비용, 더 쉬운 의사소통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를 위협으로 볼지, 기회로 볼지 선택해야 한다.

웰스파고는 가치 인터넷이라는 변화가 위협인지 기회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정보 인터넷이 갖는 변혁적인 힘에 대해 학습할 것을 권고한다. 지난 40년 동안 후발주자들은 잃은 것이 많은 반면 선발주자들은 개방형 네트워크를 활용해 규모의 경제를 얻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으로 인한 금융의 탈물질화 사례

디지털 자산은 초기이지만 거래, 대출, 보관, 자산 관리, 결제 처리, 송금 등 변혁적 사례들이 존재한다.

대표적 예시로 지불 및 송금 사례를 들 수 있다. 오늘날 가장 큰 지불 프로세서(payment processor)는 수십년 동안 존재해 왔다. 운영하는 기업은 기술과 세계경제의 흐름에 맞춰 수십억 달러를 투자해왔다. 각 프로세서는 건물, 사람, 서버 등 자체 네트워크와 인프라로 유지된다. 그리고 각기 다른 용도의 프로세서가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어 일부는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반면, 다른 일부는 해외 송금을 처리한다. 중요한 점은 네트워크들이 상호운용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즉, 신용카드 네트워크는 점심값을 지불하는 효율적인 방법이지만 해외로 송금하는 경우 반드시 효율적이라고 할 수 없다.

디지털 자산은 동일한 작업을 전 세계적으로 안전하게 그리고 적은 비용으로 수행할 있게 해준다. 즉, 지불 프로세서처럼 범용성 낮은 인프라는 탈물질화 대상인 것이다. 세계 최빈국 중 하나인 엘살바도르가 받은 금융 탈물질화 혜택은 대표적 적용사례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국내 총생산의 24.1%가 해외에서 집으로 돈을 송금하는 가족들로부터 나온다. 그리고 성인의 70%는 은행 계좌를 가지고 있지 않다. 국외 노동자들의 수입이 가족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불안전하다는 의미이다.

2021년 엘살바도르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비트코인 중심 기업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리고 ‘라이트닝(lightning)’이라는 비트코인 네트워크 기반 결제망을 도입하였다. 결과적으로 엘살바도르 시민들은 송금과정에서 물리적 위험과 대부분의 결제 수수료를 피해 휴대폰으로 바로 송금 받을 수 있게 됐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비트코인 기반 지불 네트워크인 ‘라이트닝(Lightning network)’

엘살바도르 사례에서 활용된 라이트닝은 기존 결제 시스템보다 우수한 특징들을 보유한다. 지불 처리 즉시, 사실상 무료로 그리고 언제 어디서나 결제를 마무리할 수 있다. 비트코인과 라이트닝의 결합 네트워크는 많은 종류의 지불을 처리하고 돈을 움직일 수 있다. 소비자들이 네트워크를 이용해 돈을 이동시키려면 비트코인을 구매하거나 변동성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일반적인 오해이다. 적용사례들이 늘어날수록 기존 지불 프로세서의 단점들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탈물질화 사례는 미국의 소매업에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 4월 마이애미에서 열린 올해 가장 큰 비트코인 컨퍼런스에서 미국 기업 ‘스트라이크’는 자국 대형 소매업자들에게 비트코인과 라이트닝 네트워크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미 다수의 계약이 체결돼 소비자들은 곧 계산대에서 더 저렴한 지불 옵션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소매업자들은 결제 수수료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절약된 비용으로 상품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저축할 수 있고, 직원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줄 수도 있다. 수수료 절감액을 다루는 방법은 다르겠지만 수수료 감소는 경제적 마찰의 감소를 의미하며, 소비자와 경제에 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다.

디지털 자산 투자의 위험 요소

기술이 가져온 변화엔 항상 명암이 함께 존재한다. 디지털 자산도 장단이 명백하다. 웰스파고는 디지털 자산이 초기이기 때문에 투자 위험이 상당히 크다고 설명했다.

각 자산에는 고유한 위험 및 수익 특성이 있다. 특정 투자나 자산분류와 관련된 위험 수준은 일반적으로 투자나 자산이 달성할 수 있는 수익수준과 상관관계가 있다. 이는 디지털 자산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암호화폐, 즉 가상자산은 물리적 화폐가 아니며 법정통화도 아니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코인들은 매우 투기적인 요소가 존재해 높은 수준의 위험을 수반한다.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투자자는 재무능력, 정교함, 경험 그리고 투자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어야 하며 잠재적인 투자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웰스파고는 디지털 자산 투자의 대표적 위험요소들은 다음과 같으며 투자시에 항상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1. 암호화폐는 운용된 이력이나 그 실적이 아직까지 제한적이다. 즉, 자산으로서 검증이 전통금융의 자산들과 비교해 미흡하다.
  2. 암호화폐 투자와 관련하여 상당한 수수료 및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산업이 성숙기에 들어서기 전까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속될 부담 요소이다.
  3. 어떠한 정부나 중앙은행도 암호화폐를 보증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 암호화폐의 가치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의 힘으로 도출되며, 전통적 법정통화보다 더 불안정하다.

웰스파고가 보고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명확하다. 디지털 자산은 가치 인터넷의 핵심이지만 동시에 위험한 투자재라는 것이다. 다가올 혁신에 대비하기 위해선 개인, 기업 모두 수용적 태도와 현명한 판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